박을태 명창은 40여 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판소리에 입문한지 33년 동안의 바람이었던 동편제 송만갑 바디 강도근제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2시간 반 동안 지역민과 동호인을 모시고 2022년 10월 22일 구례문화예술회관에서 성황리에 마쳤다.
섬진강을 근간으로 하여 동부 산악지역의 구례·남원·운봉·순창 등에 전승되는 소리를 동편제라 하는데, 우조를 위주로 하여 대마디대장단에 통성으로 짜 나가며 ‘우겨내는 소리’로, 선이 굵으면서 남성적인 지리산의 웅장함과 닮아있다.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서 동편제는 “호령조가 많고 발성초가 썩 진중하고 구절 끝마침을 꼭 되게 하여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이 한다.”라고 설명하였다.
박을태 명창은 6년여 기간 동안 강도근 선생으로부터 흥보가를 비롯하여 수궁가, 심청가, 춘향가를 사사하였으며, 선동옥 선생으로부터 박봉술제 적벽가를 사사하였다. 이번에 발표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강도근-박을태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동편제 소리이며, 재치 있고 간결한 사설, 골계적(滑稽的)인 재담소리가 특징이다. 흥보와 놀보라는 대조적인 인물을 통해 선이 악을 이기는 과정을 재치있게 다루며, 우화적인 사설 속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가 돋보인다.
판소리 흥보가는 권선징악과 형제간의 우애라는 교훈적인 주제를 담고 있어 예로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본래 흥보가는 놀보 심술 대목으로 시작하여 놀보의 패가망신 후 흥보가 형님을 용서하고 우애 있게 사는 결말로 마무리 된다. 강도근제 흥보가는 ‘놀보가 제비 후리로 가는 대목’까지만 전승되고 있는데, 이는 재담소리의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놀보 박타는 대목’을 제외하고 전승된 결과이다.
박을태 명창은 “이번 완창발표회를 시작으로 이산동편제판소리연구소를 개소하여 후진 양성과 판소리 저변 확대 등 동편제 판소리 전승과 재능기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였으며, 2년 후에는 유성준 바디 강도근제 수궁가 완창발표회를 하겠다”라고 말했다.